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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생해서 마추픽추가는 방법 @쿠스코 Cuzco, 페루여행의 조각/남미 2018. 3. 8. 17:53
마추픽추를 가는 방법은 크게 세가지가 있다.
- 1. 기차를 타고 편하게 아구아 깔리엔떼Agua Caliente 까지 간다.
- 장점: 편하다
- 단점: 비싸다
- 2. 히드로일렉티카 혹은 오얀따이땀보까지 버스/콜렉티보를 타고 가서 기차길을 따라 아구아 깔리엔떼로 걸어간다.
- 장점: 싸다
- 단점: 힘들다
- 히드로에서 약 3시간, 오얀따이땀보에서 약 8시간 소요
- 3. 잉카 트레일이나 정글 트레일같은 투어 프로그램을 신청해서 그냥 계속 걸어간다.
- 장점: 잉카인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 단점: 비싸다, 개힘들다.
우리는 2번을 택해서 히드로일렉티카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한 후, 거기서 기차길을 따라 아구아깔리엔떼까지 이동하기로 했다. 일행 중 한 오빠가 가는 길에 마라스Maraz 에 들러 살리네라스와 모라이를 보고 가자고 한다. 아무래도 시간이 부족할것 같았지만 가는 길이라길래 어쨌거나 그러기로 한다. 콜렉티보가 우릴 내려준 곳은 허허벌판, 도로 한가운데 였다. 관광지답게 택시가 몇 대 대기하고 있길래 가격을 물어보니 미친듯이 비싸다. 차도 몇대 없고, 담함인듯 했다. 그러다 다행히 살레이네라스와 모라스는 아니지만 마을까지 1솔에 가준다길래 다시 콜렉티보를 타고 마을로 들어갔다. 그리곤 마을에 들어가면 싼 방법이 있겠지! 하고 무작정 .. 생각없이.. 하 ㅋㅋ 마을에 들어가니 택시가 더 없다. 헐... 더 비싸다. 영업할 생각도 없다. 심지어 옆에 투어온 외국인에게 돈 낼테니 우리도 끼워주면 안되겠냐.. 했더니 프라이빗 투어란다. 아.... 그...그래? 결국 좀 더 헤매이다가는 아구아 깔리엔떼 가는 시간이 너무 늦춰질것 같아 마을을 나가려는데 나가는 택시도 없다. 푸하하. 결국 엄청 헤매다 나가는 차를 부여잡고 히치하이킹을 해서 도로로 다시 나왔다.
다시 원점. 거기서 또 다시 히치하이킹을 하다 다행히 콜렉티보가 와서 탑승, 우루밤바를 지나 오얀따이땀보로 갔다. 당연히 거기서 히드로일렉티카 까지 가는 버스가 있을 줄 알고, 우리는 여유롭게 오얀따이땀보 유적을 구경했다. 왜냐면 콜렉티보 아저씨가 여기에서 1-2 시간에 한번씩 히드로 가는 버스가 있다고 했으니께... 아 근데 더워죽는줄... 페루 겨울 맞아? 그러고 내려와 버스를 기다리자며 앞에서 밥을 먹으면서 물어보는데, 없다. 버스가. 으...응? 갑자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우리는 택시 기사 아저씨와 흥정 및 콜렉티보를 수소문 해 보았으나 오얀따이땀보에서는 오전에만 히드로 일렉티카로 가는 버스가 있고, 오후에 가려면 다시 우루밤바로 돌아가 콜렉티보를 찾아야한다고 했다. 헐... 어쩔줄 모르고 택시아저씨랑 흥정하다 너무 비싸서 기차표를 알아보러 가기로 했다. 흐아, 가는길에 다른 기사 아저씨들이 계속 흥정을 시도한다. 200솔까지 내려갔다. 흥정에 진저리가 난 우리는 그냥 기차 타자며 갔는데 기차 가격이 너무... 심하게 비싸다. 편도 50불이 넘었던 것으로 기억 한다. 한 사람당.. 흐어. 옆에 있던 페루 모녀에게 물어보니 쿠스코 여행사에서 사는게 더 싸다며... 여기가 더 비싸다고 ㅜ.ㅜ 다시 또 멘붕.
결국 아까 200솔에 흥정하던 아저씨를 찾아갔다. 갑자기 300솔을 부른다. 뭐? 아놔 진짜 ㅋㅋㅋㅋ 빡치네... 그래도 거의 반값에 히드로까지 가는거니까 온갖 애교를 부려 다시 깍아본다. 결국 230솔 (3명) 에 협상하고 히드로까지 택시를 타고 가기로 한다. 가는 길을 듣던 대로 구불구불... 아저씨가 자꾸 꾸벅꾸벅 졸아서 함께가는 동생은 잠도 못자고 아저씨를 깨웠지만 나는 너무너무 잘잠... 지나가면서 보는 풍광은 정말, 산허리에 구름이 있다는게 무슨 말인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느낌이었다. 오히려 관광객과 인증샷으로 난무하는 마추픽추보다 그곳으로 가는길이 더 신비롭고 아름다웠다.
결국 어둑어둑 해가 지고, 저녁 7시가 조금 넘어 히드로 일렉티카에 도착했다. 다시 또 허허벌판에 차를 세우더니 아저씨가 여기라고.. 걸어가면 된다고 한다. 응? 거짓말... 하는거 아니죠 아저씨? 지금 이렇게 캄캄한데 ㅜ.ㅜ... 어쨌거나 내려서 근처 경비초소에서 일하는 군인들에게 물어보니 또 친절하게 기찻길까지 데려다준다! 고마워!!!! 착한 페루아노 같으니라구! 히히. 자, 이제 걷기 시작이다. 오빠는 손전등을 가져왔고 우리는 핸드폰 플래시로 각자 길을 밝혀서 걸어간다. 혼자였으면 절대 못했으리라. 안했으리라. 언니들이랑 여행했다면? 절대, 네버 ㅋㅋㅋ 안했으리라. 그런 의미에서 함께 여행해준 남성동지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처지는 나를 잘 보듬어 준 오빠와 동생 ㅠ.ㅠ 여튼 노래 부르며 이야기 하며 세 시간을 걸었다. 9시 반쯤 도착! 중간중간 무서워서 놀라 자빠질뻔하기도 하고, 개 짖는 소리에 놀래서 덜덜 떨기도 하였지만 도착하긴 하더라! 아, 정말 69호수 보다 백배는 뿌듯했다!!!! 크하하. 추울까바 몇겹씩 껴입었던 옷은 걸어오면서 하나씩 다 벗어서, 동네에 도착했을 때는 반팔을 입고 있었다. 다들 추워서 외투까지 입고 나와 있는데 덥다며 헉헉 거리다 길거리 아무데나 주저앉는 나를 보며.. 신났다. 뿌듯했다. 마추픽추는 정말, 그 자체보다 가는 길에 훨씬 기억에 남는다. 잉카 트레일을 했다면 더 기억에 남았을까? 다음에 다시 온다면, 해보고 싶다. 잉카 트레일. 휴, 아구아깔리엔떼는 뭐가 이리 비싼지 호스텔도 찾다 찾다 결국 세명에 60솔에 쇼부를 보고 짐을 풀었다.
휴, 맥주 벌컥벌컥 마시니 살 것 같더라! 히히. 내 사랑 쿠스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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