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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바이러스와 여행사분쟁/위약금/특별약관/국외여행표준약관
    일상의 파편/넋두리 2020. 3. 7. 16:33

    여행사에서 일하다 보니 요새 아주 머리가 아프다. 각종 기사를 보면 요새 여행사 직원들이 취소처리하러 출근한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른 상황이라면 대형 여행사는 현지 업체(대부분 한인 여행사)에 소위 말하는 '미수금'을 깔아놓기 때문에 여행이 취소가 되어도 어떻게든 처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 같은 중소 여행사는 호텔과 항공 그리고 투어 등을 현지인 로컬 여행사에 돈을 미리 지불하기 때문에 취소 처리가 어렵다. 특수 지역일수록 환불도 어렵다.  

     

    하지만 여행을 예약한 손님 입장이 이해가 안가는 것도 아니다. 저렴한 것도 아니고 꽤 큰돈을 내고 여행을 결정했는데 이 놈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입국 금지가 될 수도 있고 격리가 될 수도 있고, 여행을 하다가 감염이 될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친구네 엄마가 여행을 예약하셨는데 고민이라고 하길래,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냥 위약금 물어도 취소하라고 했다. 가서 무슨 일이 생기면 현재 상황으로서는 국제적 문제이며 여행자도 이를 알고 출발을 한 것이기 때문에 여행사의 귀책사유가 아니다. 모리셔스 신혼여행 갔다가 격리당한 신혼부부들이 여행사에 이의를 제기하고 소송을 한다고 해도 이건 그 여행사의 귀책사유로 인정되기가 힘들다. 이스라엘에 갔다가 바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여행팀도 그렇고.. 

     

    1. 국외여행 표준약관 & 특별약관 

    여튼 여행사와 분쟁에 있어서는 결국 국외여행 표준약관과 그 여행사의 특별약관이 가장 중요하다. 

    국외여행 표준약관은 아래 공정거래위원회 사이트에서 다운로드 가능하다.

    http://www.ftc.go.kr/www/cop/bbs/selectBoardArticle.do?key=201&nttId=82559&bbsId=BBSMSTR_000000002320&bbsTyCode=BBST01

     

    표준약관양식 - 공정거래위원회

    [제10021호] 국외여행 표준약관 (2019. 8. 30. 개정)

    www.ftc.go.kr

    특별약관은 여행 계약서를 쓸 때, 계약이 체결되었을 때 나누어주거나 이메일로 발송해 준다. 별일 없을지 모르지만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별별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특별약관도 잘 챙겨둬야 한다. 특별약관 같은 경우 여행사 홈페이지에 게시가 되어 있다. 

     

    보통 특별약관의 취소 수수료가 국외여행 표준약관의 수수료보다 높기 때문에 여행 계약 체결 전에 상세히 살펴보아야 한다. 

     

     

    2. 소비자 보호원 / 공정거래 위원회

    약관에 따라 처리하기가 힘들거나, 계약사항이 불공정하다고 생각되는 경우 소비자 보호원이나 공정거래위원회에 상담할 수 있다. 소비자보호원은 국번없이 전화번호 1372로 연락하면 된다. 이번에 여러 가지 일들로 전화할 일이 많았는데 상담원 분들께서 아주 친절하게 상담해주시고 또 관련 법규에 대해 지식이 많으신 것 같다! 한국 여행업 협회와도 통화를 했었는데 얼마나 불성실하던지 너무 귀찮아하는 느낌이 들었다. 무튼 소비자보호원에 전화하면 아주 친절히 상담해주신다. 

     

     

    3. 민사소송

    약관으로 해결이 되지 않아 소비자보호원에 제소했는데도 원활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민사소송 밖에 남지 않는다. 소송으로 가는 경우에 대비하여 각종 문서와 이메일, 문자 등 자료 수집을 철저히 해두길 바란다. 민사소송까지 가기 전에 여행사와 원만하게 합의하는 것도 을 추천한다. 서로 피곤한 일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여행 취소가 정말 많다. 여행업 자체가 흔들리는 판국에 폐업하는 여행사가 없을 리 없다. 지난 2월에만 약 30개의 여행사가 폐업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환불 요청이 정말 많은 데다가 취소 수수료를 받는다 해도 현지에 이미 납부한 여행 요금이 있다면 여행사가 흔들릴 수밖에 없을 거다. 하지만 윤리적으로 생각했을 때 지금 이 시국에 손해를 막기 위해서 무조건 출발! 을 외치는 여행사라면 정말 문제가 있는 여행사일 거다. 가서 손님들이 집단 감염되기라도 하면? 그 후폭풍은 어떻게 책임지려고 하는 걸까. 손님도 똑같다. 여행 날짜를 변경하고 싶으면 당연히 수수료를 내는 게 맞는데, 본인이 원하는 건 다 하고 싶으면서 추가 요금은 안 내고 싶고. 추가 요금이 든다고 하면 뭐 가서 감염돼서 죽어도 괜찮으니 무조건 여행 출발하자!!! 안 그럼 여행사가 취소하고 나한테 배상하던지! 배 째!라고 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여행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이 사태가 빨리 진정되기를 바라며.. 예약한 손님들이나 여행사나 한 발씩 양보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좀. 그런 의미에서 이제 여행업을 떠날 때가 된 것 같다. 여행사에 일하면서 정말 인간의 밑바닥을 많이 보았지.. 이제 그만해도 될 것 같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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