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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끝에 결정한 임플라논 후기(+ 2개월 / 5개월 후기) & FAQ잡동사니/사는데 필요한 것들 2020. 2. 24. 12:55
맨 처음 임플라논 시술하고 며칠 안되어서 쓴 글. (2019.07)
임플라논 시술을 결정하기 까지는 거의 몇 달이 걸린 것 같다. 하고는 싶은데 인터넷에 떠도는 각종 부작용을 보면 볼수록 마음이 심란해져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그러다 그냥 병원을 예약했다. 지금 아니면 분명 또 마음먹는데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릴 것이므로. 병원 가기 30분 전까지 네이버와 구글에 임플라논 부작용, 임플라논 후기 등등을 검색해가며 모든 문서를 다 읽었다. 심란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아주 담백하게 본인의 의견과 후기를 쓴 글을 보고는 병원으로 향했다. 그러니까 피임에 관해서는 네이버와 구글에 떠도는 쓰레기 같은 정보들이 너무나 많다. 그게 바로 지금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다.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927766&cid=51007&categoryId=51007
임플라논
에토노게스트렐을 함유한 피하 이식 피임 기구의 하나. [정의] 길이 4cm, 외경 2mm인 1개의 관에 프로게스틴(progestin, 합성 프로게스테론)인 데소게스트렐(desogestrel)의 활동성 대사물질인 에토노게스트렐(etonogestrel)을 60mg 함유하여, 하루 약 30mcg씩 분비하여 피임 효과를 나타내는 피하 이식 피임 기구이다. 이 호르몬은 배란을 억제하고, 자궁경부 점액의 점도를 증가시켜 정자의 자궁 및 난소로의 이동을 억제한다. 상완의 피하 부위에 주로 삽입하며 피임 효과는 3년간 지속된다. terms.naver.com
맨 처음 이런 팔에 넣는 이상한 피임법이 있다는 건 프랑스 사람이었던 전 남자친구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왜냐면 나의 PMS(Premenstrual Syndrome)가 조금은 심각한 수준이었기 때문. 감정적으로 가장 가까운 사람인 남자친구와 가장 대화를 많이 했었기 때문에, 월경 전 1주쯤 되면 극에 달한 예민함을 남자친구가 가장 먼저 눈치챌 수 있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PMS는 나만 힘들었던 게 아니고 남자친구까지 힘들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은 남자친구가 내게 팔에 심는 호르몬 피임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프랑스에서는 많이들 한다면서. 자기 친구들(프랑스 사람)도 많이 했다고. 그런 말도 안 되는 장치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들은 나로서는 '뜨악' 하고는 그건 안 할 거라고, 단칼에 잘라버렸다. 실제로 이번에 더 검색을 하면서 알아보니 프랑스에서는 임플라논에 대해 보험처리가 되고, 약 5-60 유로로 훨씬 저렴하다. (한국에서 임플라논 가격은 약 30-35만 원 정도)
참고할 만한 기사:
https://n.news.naver.com/article/310/0000072980?ntype=RANKING
그 남자친구와 헤어진 지 꽤 된 후,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미레나 후기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한국 사람이었다. 폭풍 검색을 시작했다. 미레나, 임플라논, 카일리나, 제이디스, 루프, 사야나.. 등등등. 종류도 얼마나 많은지. 고민을 거듭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고 출장을 가게 되었다. 쓰레기 같은 정보만 넘쳐날 뿐, 막상 쓸만한 정보는 정말 찾기가 힘들었다. 나는 한번 출장을 가게 되면 한 달씩 가고, 게다가 이번에는 연달아 가게 되면서 출장이 더 길어졌다.
사실 나는 생리통이 심한 편도 아니고, 해봤자 4일이면 끝난다. 배란통이 약간 있기는 하지만 진통제를 먹을 정도도 아니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싫은 건 PMS였다. 일주일, 그러니까 한 달의 사분의 일을 PMS로 예민함이 극에 달한 채, 세상 모든 일이 짜증 나고 울고 싶은 마음으로 보내는 게 정말 싫었다. 그게 일 년이면 12주, 그러니까 약 3개월을 그런 상태로 보내는 거다. 그게 10년이면 약 3년. 그 시간과 에너지를 생각하면 뭐라도 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또 출장에서 몇 번의 PMS를 겪고 나니 이번에 귀국하면 정말 임플라논이든지 미레나든지 뭐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천할 만한 책: 질의 응답 / 저자 니나 브로크만, 엘렌 스퇴켄 달 출판: 열린책들 발매2019.03.10.
결정적으로 임플라논을 해도 되겠다 마음먹게 했던 것은 '질의 응답'이라는 책이었다. 책 제목이 좀 웃기긴 하지만, 내용은 아주 알차다. 노르웨이의 의사와 의대생, 두 여성이 쓴 책으로 어렵지 않게 생물학적으로 여성의 섹스와 피임에 대해 설명해준다. 그중에서도 피임 파트는 정말 정리가 잘 되어있다.
모든 피임법에 대해 읽고 나니, 피임용 임플란트 그러니까 소위 말하는 임플라논이 가장 괜찮아 보였다. 게다가 이 책에서는 얼마나 설명을 잘했던지, 그 많은 부작용들에 대한 언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을 굳히게 만들었다. 미레나나 임플라논 등 고민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네이버의 쓰레기 같은 정보보다 백 배 천 배 낫다.
임플라논은 프로게스테론만 사용하는 피임법이다. 에스트로겐을 사용하는 피임약은 임신과 비슷한 증상이 부작용으로 나타나지만 피부가 좋아진다고 한다. 반대로 프로게스테론은 피부가 안 좋아진다고. 또 초기에는 부종이 쉽게 발생한다고 한다. 인터넷 댓글 중에서는 체중 증가가 가장 큰 부작용으로 손꼽히는데 이건 확실히 증명된 건 아니다. 살이 찌는 데는 호르몬제 뿐만 아니라 굉장히 다양한 요소의 영향을 받으므로.
실제 가장 큰 부작용은 생리 패턴이 불규칙해진다는 것이다. 프로게스테론은 배란을 저지하기 때문에 완전히 생리가 멎을 수도 있고, 자주 혹은 불규칙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또, 우울증이 왔다는 후기도 몇몇 보았다. 오늘 시술받으면서 의사선생님께 여쭤보니 아직까지 임플라논 때문에 우울증이 온 사례는 못 보셨다고 한다. 그건 아마 프로게스테론 때문일 거라고, 오히려 PMS가 호전되면서 우울증이 나아지는 거라고 하심. 오면서 또 프로게스테론으로 인한 우울증을 살펴보니 6개월 이상 프로게스테론 농도가 매우 높을 경우 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고는 한다. 하지만 임플라논의 경우, 경구피임약보다 낮은 농도의 호르몬을 사용한다고 하니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일단 마음을 먹으면 시술은 3분, 아니 1분 이내로 끝난다. 누워서 팔에 마취주사를 놓은 다음 임플라논을 삽입한다. 마취주사가 제일 아프다. 그다음엔 뭐 느낌도 없다. 밴드와 붕대를 붙여주고 하루 동안은 샤워하지 말고, 일주일 정도 과격한 운동은 삼가라고 한다. 담 주에 물놀이 가야 하는데 살살 놀아야겠다. 살사도 조심해서 춰야 하나? 싶은데 일주일 있으면 아무 느낌도 안 난다고 하신다. 사실 3시간 지난 지금도 아무 느낌은 없다.
6개월 후에 다시 한번 아무 부작용 없이, 월경을 끊었다는 후기를 쓸 수 있기를 바라며!!!!
결정까지 1년 넘게 걸린 임플라논 후기 -끝-
그리고 나서 임플라논 한지 2개월 쯤 지났을때, (2019.09)
임플라논에 대해 써둔 포스트가 1개가 있는데, 정말이지 이 글이 이렇게 검색이 많이 될 줄은 몰랐다. 그만큼 피임법에 대해 퀄리티 있는 정보가 많이 없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댓글로 일주일에 한 번씩은 질문이 올라온다. 게다가 다들 비밀로 댓글을 올린다. 공개로 올리면 오히려 정보가 공유되어서 좋을 텐데, 임플라논 하는 게 부끄러운 일인가...? 아무튼 그래서 아예 자주 물어보는 질문들을 정리해서 올린다.
Q. 부작용 없어요?!!?!
아직까지 부작용 없냐고, 괜찮냐고. 물론 정보가 없고 답답한 마음은 알겠지만 이건 본인의 선택이다. 어느 쪽이 더 불편하냐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호르몬 변화로 인한 부작용을 겪을 확률보다 매달 겪는 PMS와 생리가 더 짜증 나고 불편했기 때문에 시술을 결정했던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굳이 선택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부작용은 확률이기 때문에 본인이 겪게 될지 아닐지는 해봐야만 안다. 아무리 내가 부작용이 없었다고 한들, 카페 후기에 안 좋은 부작용들을 겪은 사람들이 있었다고 한들, 본인에게는 어떤 식으로 작용할지 모른다는 거다. 그러니까... 결정은 본인 몫이라는 거다. 모든 선택에는 일장일단이 있다. 그러니까 그 장단을 충분히 알아보고 비교해서 선택하시기를 바란다.
이제 임플라논을 한지 약 2개월하고도 10일이 지났는데, 결론적으로 나는 매우 좋다. 초반에 부정출혈이 두 번인가,, 있었고 그 이후에는 아예 생리주기가 언제인지 까먹었다. 기억이 안 난다;;; 생리 그 자체보다 PMS 때문에 많이 힘들어했는데 PMS도 언제인지 사실 잘 모르겠다. 생리를 할 때는 계속 날짜를 체크하고 언제쯤 예민해지겠거니.. 예상을 하고 있어서 그때 되면 예민해지나 보다 싶었는데 이제는 그 날짜를 기억을 안 하니까, 의식을 안 해서 그런 듯.
Q. 임플라논 살 안 쪄요?!
댓글로 제일 많이 물어보는 것. 살 안 찌냐고 ㅋㅋㅋㅋ 네 안 찝니다 ㅋㅋㅋㅋㅋ 나는 우선 원래 키가 커서 살이 금방 안 찐다. 천천히(?) 찐다. 게다가 이번 출장 다녀오니까 다들 살 빠졌냐고... (하..) 하지만 부작용은 언제나 케바케.. 사바사이므로 본인이 직접 해봐야 안다는 거. 피부가 안 좋아지고 부종이 생긴다고 하는데 그런 변화도 딱히 없다. 부작용이라고 하면 생리를 안 한다는 것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이득 부작용,, 원래는 조금씩이라도 하는 게 정상이라고 한다.
Q. 시술 안 아파요? ㅠㅠ
안 아파요. 하나도. 마취주사 맞을 때 쪼금 아프고요, 그다음엔 뭘 하는지도 몰라요ㅋㅋㅋㅋ 시술하고 일주일 후에 보령 머드 축제 가서 걱정했는데 미끄럼틀 슬라이드 타고ᄏᄏᄏ 아주 난리도 아니었다.. 그래도 멀쩡쓰. 취미생활로 살사 바차타 같은 격렬한(?) 춤을 춰서 좀 걱정했었는데 아무 상관없다 ㅋㅋㅋㅋ 평소에는 있는지도 모른다;;
Q. 미레나 vs 임플라논 뭐 해야 돼요?
다시 한번, 선택은 본인이 하는 겁니다. 병원에서 상담할 때 듣기로는 생리과다인 경우 미레나가 효과가 좋다고 하셨고, PMS는 임플라논이 더 좋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미레나는 자궁에 삽입하는 장치고, 임플라논은 팔 지방층에 삽입하는 장치입니다. 저는 자궁에 뭐 넣는 게 싫었고, PMS가 더 큰 문제였기 때문에 별 망설임 없이 임플라논으로 결정.
Q. 추천 도서: 질의 응답
나 진짜 이 정도로 책 홍보하는데 열린책들에서 상 줘야 된다 ㅋㅋㅋㅋㅋ 그치만 참 정리를 잘 해두긴 했다. 얼마 전 텀블벅에서 봤던 책도 괜찮아 보였다. 여튼... 결정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정보는 제공할 수 있지만, 결정은 본인이 해야겠죠. 다른 질문이 있다면 또 댓글 달아주셔도 됩니다.
그리고 나서 지금, 임플라논 한지 약 5개월. (2020.02)
확실히 생리의 양은 줄었지만 더 자주 한다. 언제 할지 모르지만 많지 않아서 예민하지 않으면 대충 넘어갈 정도다. PMS 는 많이 줄어든 것 같다. 왜냐면 내가 언제쯤 할지 모르기 때문인거 같기도 하고 ㅋㅋㅋ 플라시보 효과인것 같기도 하고.. 여튼 본인은 개인적으로 임플라논 하고 나서 살이 쪘다거나 더 예민해졌다거나 하는 부작용은 없는 것 같다. 3년 후에 끝나면 또 할 계획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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